팬데믹 속 무형유산

Tamborada in Hellin, Spain, April 2020 © Redmi Note 8 - Aid Quai Camera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제한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때, 일부 공동체들은 창조적인 방식으로 현재 상황에 적응하고 자신들의 무형유산을 계속 연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과 이것이 문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유네스코의 대응노력에 부합하여, 사무국은 코로나-19 상황에서의 무형유산에 관한 경험을 공유하고 기록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조만간 관련 웹페이지를 생성하여 해당 정보를 공유하고 학습을 강화할 예정이다.
각 대륙에서 보내온 이야기들은 현재 상황이 무형유산에 미치는 갖가지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일례로 올해 사순절에는 많은 무형유산 관련 축제와 행사가 통제되거나 지장을 받았다고 한다.
크로아티아에는 유네스코 대표목록에 등재된 ‘자 크리젠(‘십자가를 따라서’) 행렬’이 있는데, 올해는 변화된 환경에서 거행되며 500년 역사를 이어 나갔다. 평상시에는 수천 명이 참여하는 행사지만, 이번에는 세계유산인 스타리 그라드 평원 근처에 있는 6개 마을(옐사, 피트베, 브리스닉, 스비르체, 브르반, 브르보스카)에서 모인 15명의 참가자만 행렬을 진행하도록 했다.
옐사지역박물관의 마리아 플렌코비치 관장에 따르면, 올해 행사의 역사적 중요성을 알고 있는 공동체는 극히 적은 인원으로라도 행렬을 진행한다는 뉴스를 보고 안도했다고 한다.
플렌코비치 관장은 “사람들은 끈기 있게 이 전통을 유지해왔다. 이 행렬은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고 이메일을 통해 설명했다. 또한 올해와 같은 상황은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행렬이 축소되었던 사실을 상기시킨다고 덧붙였다. 그때 이곳 섬 지역은 이탈리아 점령하에 있었고, 각 마을에서 온 12명만 행렬에 참여할 수 있었다.
대표목록에 등재된 콜롬비아 ‘포파얀의 부활절 행렬’도 현재 위기로 인해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부활절 행렬은 식민지 시대부터 연행되어 온 콜롬비아에서 가장 오랜 전통 가운데 하나로, 매년 수많은 인파를 불러들인다. 현재 위기 상황에서 평년과 같은 규모로 진행되지는 못했지만, 성주간위원회(Fundación Junta Permanente Pro Semana Santa)가 마련한 디지털 회의와 대화, 공지, 영상 등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전통을 이어 나갔다.
스페인에는 가톨릭 성주간 행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탐보라다 드럼 연주 의식’이 있는데, 올해는 거리 공연이 펼쳐지지 않았다. 대신, 카스티야라만차 지역의 ‘에인(Hellín) 성주간 드러머 클럽 협회’는 외출자제(Stay at home) 슬로건을 내걸고 북 연주자들이 창문과 발코니, 테라스에서 연주하도록 했다.
고통의 금요일 축일 오후 5시, 강렬한 북소리가 일제히 도시를 가득 메우고 이를 발코니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모습은 감동과 교감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와 같은 사례들을 보면, 무형유산이 지금과 같은 위기의 순간에서도 위로를 얻고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며 많은 이들의 삶에서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온라인 양식을 통해 영상 또는 사진과 함께 제출해 주기를 바란다. 수주 내에 유네스코 웹사이트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 다양한 이야기를 게재할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메일(ich-com@unesco.org)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