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네와르족의 해학과 추모의 축제

행진에 참여하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 하얀 옷을 입은 남자들은 아들을 의미한다. 부모가 죽으면 일년 내내 하얀 옷을 입는 것이 전통이다. 금빛 옷을 입은 아이는 그 집안의 아이를 가리킨다. © 모나리사 마하르잔
네팔의 네와르(Newar) 공동체에서는 매년 버드라 달(8월 또는 9월)의 하현달이 뜨는 첫 번째 날이면 ‘사파루(Sa Paru)’라는 축제를 연다. ‘소의 행진’ 또는 ‘소의 축제’라고 불리는 이 축제는 올해 8월 27일 열리게 되었다. 축제가 시작되면 소를 거리로 끌고 나와 고대 도시로 행진한다. 어린 소년들은 전통 악기를 들고 신과 같은 복장을 하고 다른 이들은 향을 들고 행진에 참여한다. 이 축제는 오락적 요소와 종교적 요소가 어우러져 있는데, 물이나 주스 또는 우유를 나누는 의식을 통해 즐거운 이벤트를 즐기는 동시에 인정을 베푸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사파루 축제에서는 해학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거리에는 재미있는 캐릭터로 분장한 사람들로 넘쳐나는데, 여장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해학적 요소를 ‘키알라(Khyalaa)’라고 부른다. 이를 축제의 원래 의미에 비춰보면, 슬픔을 애도하고 기리는 과정을 해학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즉, 상실의 아픔을 웃음으로 대처함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해학을 바탕으로 정부를 풍자하는 거리극도 열리고 있다. 과거 정치적 규제와 검열이 심하던 시절에는 예술가들이 축제를 기회로 불만을 표현하고 일반대중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이제는 거리극이 예전보다 적어졌으나, 카트만두 계곡의 일부 마을(퍙가우, 키르티떠 등)에서는 여전히 거리극을 열고 있다. 다만, 극의 기획과 운영방법이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대부분의 극이 시청 및 극장에서 상업극으로 기획되고 있다. 여러 변화에도 사파루는 여전히 해학과 추모의 축제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