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추수감사절

농업인 공동체가 큰 요마리 모형과 함께 ‘쟈푸의 날’(Jyapu Diwas) 기념 퍼레이드 행렬에 참여하고 있다. © 카말 슈레샤

인간은 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왔다. 오늘날 우리는 여러 절기를 명절이나 행사로 기념함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상기한다. 그러한 민속 절기 행사 중 하나로, 네팔의 다양한 공동체들은 음력 11월에서 12월 사이 ‘마르가 슈크라 팍샤’(Marga Shukla Paksha) 대보름절을 지낸다.

키랏(Kirat) 부족은 이 날을 우다울리(Udhauli)라는 이름으로 지낸다. 우다울리는 입동을 의미하며, 인간과 동물들이 추운 고지대에서 따뜻한 저지대로 이주하는 시기를 뜻하는 날이기도 하다. 키랏 부족은 이 날, 한 해의 풍작에 감사하며 대자연에 대한 감사 의례를 지낸다. 오늘날 도시화와 현대화, 도시 내 정착 등으로 인해 전통적인 이주 풍습은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네팔과 인도 등지에 퍼져 있는 키랏인들은 여전히 절기 행사로 우다울리를 기념하고 있다.

현대화에 따라 의례의 일부가 변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다울리 풍습 중 하나인 사켈라 춤(Sakela Dance) 전통은 여전히 이어져오고 있으며, 오히려 현대화 이후 훨씬 더 화려해 졌다. 젊은 세대들도 전통 의상과 장신구를 착용하고 여러 도시에서 열리는 사켈라 춤 행사에 참여한다.

이와 비슷하게, 같은 날 네팔의 네와르(Newar or Newa) 족은 풍년을 기원하는 요마리 푸니(Yomari Punhi) 명절을 지낸다. 명절 기간 동안 쌀가루 반죽에 흑당 엿과 참깨를 섞은 소를 채워 만든 음식인 ‘요마리(yomari)’를 빚는다. 네팔어로 ‘요마리’는 ‘가장 사랑받는 떡’ 이라는 뜻이다. 요마리 푸니 전야인 요마리 푸르니마(Yomari Purnima)는 한 해 중 밤이 가장 긴 날인 네팔의 동짓날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청소를 하고 요마리를 빚는다. 첫 요마리는 이른 아침 가장 먼저 여러 신들에게 제사 음식으로 바치는데, 농부들은 한 해 수확한 쌀자루 더미와 갓 만든 요마리를 함께 올리고 제를 지낸다.

갓 쪄낸 요마리 © 모나리사 마하르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요마리 푸니 민요를 부르고, 요마리, 쌀, 또는 돈을 받는다. 이와 같이 가가호호 방문하는 일은 오늘날 흔히 볼 수 없는 전통이기에, 많은 단체들이 이를 보존하고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여러 행사를 조직하고 있다. 또한, 일년에 한 번 햅쌀가루로 만들어 먹던 명절음식인 요마리는 오늘날 여러 네와르 음식점에서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요마리 푸니는 네와르족 전통 농업 공동체인 쟈푸(Jyapu) 공동체에게 매우 뜻깊은 날이다. 2004년부터 이 날은 ‘쟈푸의 날’로도 기념되고 있다. 오늘날 네와르 사람들은 전통 의상을 입고, 음악과 함께 큰 요마리 모형을 차에 싣고 도시를 돌아다니며 퍼레이드를 한다. 쌀농사에 제격인 카트만두 계곡의 농경지가 지금은 대다수 콘크리트 건물로 뒤덮였지만, 요마리 푸니의 명절을 지내는 전통은 나날이 정교해지고 있다.

그 밖에도, 다양한 단체와 공동체들이 행사를 조직해 공공장소에서 대중에게 요마리를 만들어 팔기도 한다. 네와르족 해외 교민들도 요마리 푸니를 지낸다. 해외에 거주하는 네와르 인들은 요마리 만들기 대회를 열고 요마리 푸니 민요를 부르는 등 그들 만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