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시대의 무형유산 정보: 생산과 보급에 관한 질문

본 글은 최근 에세이 시리즈의 두 번째 글로, 인권 보호의 한 형식으로서 무형유산의 중요성과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위기 시대에서 무형유산의 필요성을 논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 시대의 유산”이라는 것이 새로운 개념일까? 우리는 “위기 시대”를 어떻게 특징지을 수 있을까? 보호가 필요한 수많은 지식·관행과 자연적·인공적 환경에 관한 논의들 속에서 어떻게 ‘위기 시대’라는 개념이 강화되었을까?

“위기 시대의 유산”이라는 발상은 무형유산을 둘러싼 담론에서 처음 표면화되었다. 문화적 상징에 대한 물질적 훼손 위협에 관한 담론이었다. 페데리코 렌제리니(Federico Lenzerini)는 “테러와 충돌 그리고 문화유산 보호 책임“(2016)에서, 공동체를 제거하려는 의도는 역사상 모든 주요한 문화유산 파괴 사례들의 공통분모라고 언급했다. 그러한 예로, 12세기 말 술탄 알 아지즈 오트만은 이집트에 있는 멘카우레 피라미드의 일부를 철거했고, 1990년대 발칸전쟁 당시 옛 유고슬라비아에서는 모스크와 여러 종교적·역사적 건축물들이 체계적으로 파괴되었으며, 2001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바미안에 있는 두 개의 거대 고대 불상을 무너뜨렸다.  렌제리니의 논고는 문화유산을 모든 인류에게 속한 “공공의 이익”(common good)으로 개념화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는 ‘무력충돌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협약'(1954)과 ‘세계유산협약'(1972)의 서문을 언급하며, “문화유산 또는 자연유산의 여하한 품목의 손괴 또는 손실은 세계 모든 국가 유산의 유해한 빈곤화를 초래한다”고 기술했다. 유형유산에 대한 이러한 집단적 귀속감은 무형유산이 대두된 후에도 지속되고 있으며, 무형유산은 세계화와 전통적 생활방식의 중단 등 유산에 추상적 위협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산에 대한 이러한 태도는 유형(자연 등)과 무형의 모든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것이 근원적 의무이자 인류의 도리라며 그 책임을 정당화한다. 또한 “위기 시대”라는 발상으로 인해 일부 사물과 관습이 인류를 대표하는 유산이라고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위기 시대”는 유산 관련 지식과 공적 조치들이 우리가 현재 인류의 유산이라고 부르는 문화적 상징들을 보호하고 구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었음이 분명하다.

이러한 “위기 시대”와 유산의 연관성을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보호관행은 여러 문화적 교류와 정책 및 사업 내부에 존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활동이 제한되고 도시는 여러 형태의 봉쇄에 들어가며 축제가 취소되는 등 여러 재앙이 닥친 지금, 유산 보호는 보다 복잡하고 도전적인 일이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코로나19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예방책이 된 이후, 우리는 그나마 일상을 유지하고 서로 연결되기 위해 거의 본능적으로 인터넷에 의존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무형유산 연행자들도 각자의 일을 지속하기 위해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즉, 관련 활동을 이행하기 위해 온라인 인프라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유네스코는 중앙아메리카를 위한 실행계획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기록유산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여기에는 인터넷 접근성이 부족한 많은 이들을 위해 공동체 미디어를 이용하는 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 기관들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모든 가능한 수단을 통해 무형유산의 보호·전승을 지속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단, 이번에는 공동체 전통을 디지털화하고 관습을 전자매체에 기록하며 문화적 의례를 영상에 담는 것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팬데믹에 대응하여 무형유산 보호·전승에 인터넷이나 온라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유산의 ‘화석화’와 같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우리는 유산 기록과 보관, 정보 보급 분야에서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필자는 무형유산의 지속적 보호·전승을 위해서는 위기 시대에 무형유산 정보 보급을 위한 수단뿐만 아니라 공동체 또는 개인 차원에서 무형유산 정보의 생산도 고려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공동체와 집단 및 개인이 무형유산 정보 생산의 중심에 있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까? 공동체 무형유산과 관련 윤리체계는 물론 보건상 위험요소들을 고려하는 새로운 기록 방식을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디지털 기술의 활용으로 정보의 빈곤화를 완화할 수 있지만, 단 하나의 대책으로 중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경험의 공유와 지속적 네트워킹은 다양한 맥락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데 있어 중요하며, 특히 공동체 니즈와 유산 업무를 지속하기 위한 도구들을 파악하는 데 있어 유용할 것이다. 사회적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디지털 형식의 무형유산 정보를 소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무형유산 정보(일례로, 남아시아·태평양 무형유산 온라인 전시)의 생산은 실제 사회적 교류를 필요로 한다. 필자는 무형유산 공동체와 전통 보유자들이 무형유산 정보를 생산하고 보급하는 모든 노력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