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지역의 문화 유산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문화유산 전문가와 종사자 우리 모두는 유형적 유물과 무형의 전통 모두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갈등의 시기에 이러한 유형적 요소와 관련된 역사적 건축물과 의례가 폭력의 수단으로써 표적이 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유형유산과 무형유산 모두 특정집단의 정체성, 공동체, 연대감, 소속감, 단결 및 연결 등의 기초적인 구성 요소와 직결되어 있으며, 이를 해체하여 통제권을 얻으려는 이들에게 쉬운 표적이기 때문이다. 극단주의적 그룹, 정치체제 및 국제 기관들은 특정 집단의 사람들을 해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 중 하나가 그들을 연결하고, 채우고, 그들의 자아정체성, 공간적 정체성, 목적의식을 심어주고 궁극적으로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문화유산적 요소로부터 그들을 분리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전 국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소수 민족, 전 세계의 난민들에게 문화유산이 주는 힘은 그들의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대를 이어 전해져 내려오는 경이로운 건축물, 집안에 놓인 의미 있는 조각품에서부터 요리법, 동화, 속담과 비유 및 전통 멜로디에 이르기까지, 문화유산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갈등 상황에서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강력한 영향력은 특히 갈등과 트라우마의 여파를 이겨낼 수 있는 매우 긍정적인 자산으로 활용 될 수 있다.

지역사회가 전쟁, 정치적 격변, 소요사태 또는 자연 재해와 같은 상황에서 폭력과 파괴로 조각난 상처를 치유하는데 있어 문화유산은 그들이 매달릴 수 있는 동아줄이 될 수 있다. 국제문화재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 등의 국제기구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파괴적인 갈등의 여파 속에 문화유산을 동원하여 통일감과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야기를 전하고, 역사적 장소를 재방문하고, 조리법을 요리하고, 무형유산을 기록화하여 전통을 존중하는 행위는 익숙한 관습의 안락함과 공동체의 연대로 현재의 고통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지역사 교육은 오늘날 우리의 정체성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공유된 과거의 기억을 통한 유대감을 형성시킨다. 그러나 역사는 더 나아가 현대사회의 갈등이 종종 깊숙이 내재된 많은 원한과 오랜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하기도 한다.

문화유산은 분쟁 후 복구 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주한 난민들에게는 박물관에서 마주한 고국의 유물 컬렉션이 그들의 무형유산을 기억하고 전승할 기회와 계기가 될 수 있다. 동일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민자와 난민들에게 특별한 중요성과 의미가 있는 유물은 유형적 요소 그 자체와, 그 유물을 통해 떠올릴 수 있는 기억 및 정체성이라는 무형적 요소 모두를 통해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고 서로를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많은 박물관들이 이재민 커뮤니티를 위한 박물관 가이드로 훈련 프로그램 및 모국어 투어를 제공하여 그들의 만남의 장소로서의 역할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이주민이 자신의 유산에 연결됨과 동시에 다양한 문화 경험의 교류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이니셔티브의 기반이 유형유산이기는 하지만 박물관은 언어, 기억, 문화 및 정체성을 표현하고 유지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 하기도 한다.

분쟁 후 지역과 이재민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전 세계의 광범위한 구석구석에서, 문화 유산은 개인과 공동체가 치유 과정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게 하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문화유산은 개인을 전통, 기억, 공동체, 공유 된 역사 및 정체성에 다시 연결하게 하는데 의심 할 여지없이 강력한 요소이다. 그러나 그 밖에도 본질적으로 무언가에 속하고,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해 하고, 문화적으로 안정감을 받고 싶어 하는 인간 본성의 측면에서 볼 때 장소를 불문하고 고향의 역할을 하는 문화유산의 중요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