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션코믹과 모바일 앱으로 재현한 키르기스 서사시 ‘마나스’

마나스 모션코믹 '울루 아쉬' 캡처 ⓒ아크숨카르쿳(Ak-Shumkar KUT)

마나스는 키르기스 민족의 가장 방대한 서사시로, 민족을 통합한 영웅의 이름이기도 하다. 마나스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으며, 세계에서 가장 긴 서사시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마나스 서사시는 마나스(Manas), 세메테이(Semetey), 세이테크(Seytek)의 3부로 이뤄져 있으며, 주인공의 업적을 주요 내용으로 다룬다. 사김바이 오로즈바코프(Sagymbai Orozbakov, 1867-1930)와 사약바이 카랄라에프(Sayakbay Karalaev, 1894-1971)가 암송한 마나스가 대표적인 버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서사시의 출현 시기에 관해서는 현대 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마나스는 기본적으로 9세기 키르기스인의 역사적 사건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주장도 있고, 일부 역사가들은 마나스의 전반적인 역사적 배경이 15-18세기의 정황과 일치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역사학자들은 마나스에 등장하는 시대가 실제 역사와 관련돼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키르기스스탄에서 무형유산과 관련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개발을 주제로 한 청년 해커톤 행사가 열렸다. 여기서 키르기스 3부작 민족 서사시 마나스를 바탕으로 모션코믹(Motion Comics) 콘텐츠가 처음 개발된 바 있다. ‘움직이는 만화’라는 뜻의 모션코믹은 만화 화면에 음성이나 음악이 추가되며, 애니메이션과는 다르게 화면 페이지 일부만 움직이는 장르를 의미한다.

‘마나스’ 모바일 앱 ⓒ 아크숨카르쿳(Ak Shumkar KUT)

이 개발 프로젝트는 전통문화와 관련한 키르기스 비영리단체 아크숨카르쿳(Ak-Shumkar KUT)가 지속가능발전전략연구소 공익재단(ISDS Public Foundation)의 후원을 받아 진행했다. 아크숨카르쿳은 해커톤 행사 기간 동안 ‘마나스’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데모 버전을 개발하고, 모션코믹스 제작을 위한 각본을 구성했다. 이를 받아 애니메이터, 미술가, 기자, 각본가, 음악가, 마나스 연행자 등으로 구성된 실무팀이 최종 영상을 개발해냈다.

이번 모션코믹의 제목은 ‘울루 아쉬(Uluu Ash)’다. 울루 아쉬는 마나스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가운데 하나다. 위대한 키르기스 지도자 케코토이(Kekötöy)가 연로해 그의 아들 복무룬(Bokmurun)에게 장례식과 사후의식을 어떻게 거행할 것인지에 대한 유언을 남기면서, 마나스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한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복무룬은 기원제를 준비한다. 그리고 마나스는 케코토이를 위한 기원제를 총괄하게 된다. 기원제에 참여하기 위해 아시아, 유럽 뿐 아니라 아주 먼 나라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왔다. 당시 이렇게 큰 규모의 의식이 치러진 것은 처음이었다. 기원제의 정점은 의식의 말미에 등장하는 현자들과 용감한 전사들이 들려주는 조언으로, 그 모습이 영상에 담겨 있다. ‘울루 아쉬’ 모션코믹 영상은 다음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 해커톤 행사에서는 청년 대상의 무형유산 활성화 방안을 구상하기 위한 비공식적 플랫폼도 만들어졌는데, 이는 이후 전통 문화의 이해와 진흥을 위한 창조적인 젊은이들을 위한 모임으로 발전했다. 해커톤 행사의 결과물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서사시 마나스에 관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다. 해당 어플리케이션은 정보 제공과 교육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계속해서 콘텐츠가 추가되고 있다. 이러한 유형의 영상은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청년들에게 정신·문화 유산이 여전히 미래와 발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